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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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생각하기, 과거 후회하기, 물을 안 마심, 안 움직임, 한 번에 많은 일을 함... 전에는 7개였었는데... 지금은 5개 ㅎ 좀 줄었다 ㅎㅎ
손쌤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름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웃음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인사 살루톤(Saluton)!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 세상에서 가장 빼곡한 책상 세상에서 가장 변함없는 패션 당신은 간디의 살아있는 역사 그리고 간디의 보배 당신은 간디의 조상님 그런 당신은 진정한 간디인 당신이 있는 간디학교는 늘 즐겁습니다 당신의 간디살이 20주년을 축하합니다! 김명철 대표님 월악 영봉의 기개와 하설산의 넉넉함을 품고 스무살의 간디학교와 함께 걸어 온 길 여전히 넉넉한 당신의 품안에서 봄꽃 여름풀잎 가을나무 겨울 눈송이 사계절 내내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당신은 간디인! 간디의 부모로 언제까지나 영원히! 당신의 간디살이 20주년을 축하합니다! 양희창 쌤꺼 당신은 어린왕자 나는 당신의 장미..
커피는 주인 할머니가 빵봉지처럼 널부러진 동네 가겟방으로 가 구매합니다 식후 30분 일일삼회로 복용하셔야 합니다 각각 한 봉씩 화분에 넣고 따뜻한 햇살로 잘 개어줍니다 화분을 왼손에 들고 창가로 가 다소곳하게 창틀에 기대어 서 줍니다 오른손은 반드시 왼손 팔꿈치를 사랑해주어야 합니다 고개를 잠시 숙였다가 다시 천천히 들어주시고 각도는 70도 눈은 창문 밖 먼 하늘을 바라봅니다 소량으로 천천히 복용하셔야합니다 네 모금 째에는 밖을 한 번 바라 봐 줍니다 눈부신 듯 약물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 잠시 쉬었다 고개를 돌리고 몸을 그 다음 움직여 부엌으로 갑니다 찻잔을 닦아 물기를 제거 하신 후 찬장에 살며시 놓아줍니다 마지막으로 양손에 묻은 물기를 털어주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저들의 맨 처음도 같았을 까 스치는 걸음처럼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 그녀의 입김이 서려있었음을 감지하는 일은 무척 쉬운 일이었다고 회상하는 것 때로는 떨어지는 낙엽도 때때로 꽃처럼 붉은 법 때로는 시시각각 찾아오는 불안감에 몸서리치는 일 해질 녘 오랜만에 바라 본 하늘 온 벽으로 번지는 노을이 안쓰럽다 시간은 새벽을 향해 내달리는 중 그는 또 다시 일어날 지 기억의 저 편으로 걸어들어갈 지 고민 하는 중 먼저 떨어진 새벽의 땀 방울은 벌써부터 땅 위에 흔적을 남겼다지만 늘 처음의 것들은 낯설지만 금세 익숙해지기 마련 앞에서 걸었을 걸음의 첫 걸음은 어느 방향이었는지 아무도 모를 일 차라리 누가 이 쪽 방향이 정문이라고 말해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막막하기만 한 생각 네 엄마 아뇨 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약..
씹히고 짓이기고 나서야 배춧잎 위에 피어난 꽃 이제야 잊혀 질 준비를 끝마쳤다 꼭꼭 씹어 기억해 달라 울부짖지도 않았다 너만을 위한 풍미만을 더했을 뿐 다만 그 뿐 그래서 너를 더 그리워하기로 했다 한 팩에 깔끔하게 벗겨져 채워졌던 너의 육체 그것은 자신감 매끄럽도록 알싸한 너라는 품 움켜잡고 쓰다듬듯 훑어 내려가는 손결 도마 위에 누워 나의 손을 힘껏 당김 잠기는 눈 밤 그리고 빛과 결 커튼 끈적 진액이 손에 흥건 황홀 지고 있던 노을만큼 황홀한 순간 너를 보낼 수 없어 가끔은 눈물도 흘렸다 너의 생은 아름다워서 마지막 순간은 늘 아름다운 것이어서 마지막에 비로소 너는 꽃이 되었다 너는 늘 초록 밭을 꿈꾸었다 스며들 듯 잠든 하얀 눈 꽃 옹기종기 둘러앉은 저녁 식사 자리 식탁 위 가운데 뚝배기 안에 피..
파도를 쌓아 만든 입구 서성이는 빗소리에 가만히 서 기다리던 발자국 바람은 고요하게 일렁이다 아무는 고요 당신에게 흐르던 겨울의 흔적 당신과 함께 하고 싶었던 섬에서 맞이하는 파도를 닮은 하얀 꽃비 내리던 바다 어디에도 없던 당신이라는 문장으로 읽히는 책을 발견하곤 가슴이 멈춘 듯 흥분 꽃피운 입술로 만개하던 동백 잊을 수 없어 걷던 길을 계속 걷기만 했다 지면서도 이름다웠던 수많은 사랑의 흔적으로 스며들던 기억들마저 그렇다고 당신만큼 그립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함께 할 수 있을까 지워지는 걸음보다 읽혀지는 문장이 더 아름답도록 바람은 거세어지고 파도는 짙어져만 갔다 알고는 있을까 바람이 깊고도 아늑하다는 것을 소리를 읽으면 풍경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는 것을 내딛는 걸음마다 점점 기억이 저물어 간다는 것을..
속이 울렁일 만큼 지난밤은 우울했다 달그림자조차 홀릴 만큼 정적과 폐허로 쓰인 밤 무턱대고 시작된 어둠은 아니었으나 그늘진 담벼락에도 물비린내 진동하던 아파트 계단에도 어둠은 이끼처럼 피어났다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의 의문으로 당신의 자리는 바뀔 거예요 선이 분명하지 않은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는 있었으나 안개로 가득 찬 강의 언저리에서 바라 본 밤 착실한 자리가 있기나 할까 어딘가 있었을까 꿈은 멋대로 흐르는 법 현실도 맛대로 읽히는 법 밤이 되면 어둠에 사로잡혀 달의 무늬처럼 읽혀지는 밤 나는 지금 어디로 흐르는가 밤 은 깊 어 눈 부 시 다
너는 노랑으로 시작해 초록이 되어가는 배경이다 노란 잎사귀에 남은 햇살 모이기 시작하면 고요했던 새벽도 이내 비워지고 콩밭 매던 뒷집 할매 이제 가고 없는 풍경 들녘에 짙게 부는 노랑에서 초록의 물결 그것은 공백에서 시작된 채움의 미학 초록은 주변과 물들기 시작해 각기 다른 색으로 번지는 특성이 있어 그늘의 이면이 드리우면 검버섯 같은 햇살의 무늬 돋아나기 시작한다 초록도 결국 노랑을 받아들일 수밖에 이것은 햇살인 것인지 지평선인 것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주름인 것인지 노랑은 결국 빛바랜 사진 앨범처럼 어쩌다 보아야 아름다운 장면이 된다 초록은 노랑으로 노랑은 추억으로 번지는 계절 우리는 그렇게 점점 바깥으로 사라진다.
문득 아직 밤인 듯 아직 아침이 아닌 듯한 새벽, 눈 뜨자마자 가만히 앉아 새벽을 읽기 시작한다 온전히 고요하지 않은 새벽의 색깔은 지난 밤 얼룩처럼 물든 꿈속의 가장자리 새벽이라는 문장이 쓰이기 시작하면 나는 홀로 기이픈 창문 앞에 선다 어둠은 양옆으로 섰고 아침놀이 담쟁이 담을 따라 지난밤의 무늬로 스며들면 오로지 하늘은 어둠만으로 빛을 빚어낸다 밤이 울기 시작하면 내 맘은 이내 고요해지고 달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 내 맘은 이내 선홍빛 머금은 노랑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차분하게 줄지어 핀 꽃송이들 바람에 흩날리지도 않고 아는 사람 없이도 빈자리 채워 올해도 제자리에 피워낸 계절의 흔적 노랑노랑 새살 피어나니 다시 쓰이기 시작한 문장으로 온 몸 설레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