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노랑으로 시작해 초록이 되어가는 배경이다
노란 잎사귀에 남은 햇살 모이기 시작하면
고요했던 새벽도 이내 비워지고
콩밭 매던 뒷집 할매 이제 가고 없는 풍경
들녘에 짙게 부는 노랑에서 초록의 물결 그것은
공백에서 시작된 채움의 미학
초록은 주변과 물들기 시작해 각기 다른 색으로 번지는 특성이 있어 그늘의 이면이 드리우면 검버섯 같은 햇살의 무늬 돋아나기 시작한다
초록도 결국 노랑을 받아들일 수밖에
이것은 햇살인 것인지 지평선인 것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주름인 것인지 노랑은 결국 빛바랜 사진 앨범처럼 어쩌다 보아야 아름다운 장면이 된다
초록은 노랑으로
노랑은 추억으로 번지는 계절
우리는 그렇게 점점 바깥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