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수업을 위해 다시 오랜만에 읽어 본 시집. 시를 좋아하게 만들어 주는 시를 쓰는 류근이기에 그야말로 믿고 읽는 시집이라 할 수 있겠다. 문장도 어렵진 않고 문학적인 감응와 감동의 향연. 언제 다시 읽어 봐도 맛있는 문장은 맛있는 문장인거다. 긴말 필요 없는 정말 맛있는 시집이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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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쓰고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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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 <상처적 체질> 문학과 지성,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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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새들반점> 함향, 2022
읽고 또 읽는 맛이 있는 시집이다. 처음엔 수업을 위해 급하게 읽었더니 별로 감응이 없었는데 나중에 수업이 끝나고 시간 날 때 다시 읽어보니 하나하나가 다 맛있는 문장이었다. 별로라고 그냥 대충 읽고 말았다면 너무나 아까웠을 것 같았다. 시들도 너무 길지도 않고 그야말로 적당한 길이였고, 왼쪽엔 제목이 오른쪽엔 시 본문이 위치한 편집마저도 맘에 쏙 들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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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규 <너섬남고 문예부> 보리, 2023
문예부에서 연극모임인 고공모로 이어지는 스토리. 일반 고등학생에서 배우로 나아가는 모습이 옛날 청소년 영화처럼 읽혀지는 책이다. 문예부 초보였지만 문학의 밤을 통해 연극의 맛을 알게 되고 학교(입시)도 제쳐 두고 연극에 빠지는 과정이 정말 흔한 영화에서 보는 청소년 성장 이야기 같지만 이상하게도 빠져들어 읽게 되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끝나면 해피엔딩이 아닐 것 같아 조마조마 했지만 결국 부모님의 인정도 받고 해피엔딩으로 급 마무리 함에도 재미있게 읽혔다. 소설 ‘작품’으로 생각하고 읽으면 소설로 읽히진 않는다. 이 책은 청소년 성장 수기일 듯. 책을 읽으면 충분히 중고등 학생들에게 연극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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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마이켈슨 <스피릿 베어> 양철북, 2008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잘 맞으려나...? 싶었다. 내가 읽기엔 너무 번역한 문장들이 부자연스러웠고 굉장히 90년대 청소년 성장소설 같은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만 보자면 뭔가 성장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주변을 보게 되는 것들이어서 괜찮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읽기엔 너무 반성만 하라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다. 사물을 보고 춤을 춘다는 것과 이거 안하면 넌 감옥이야라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만들어 놓는 요소도 좀 아쉬웠다. 중학생이 보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추천으로 읽게 되었으나 나에게는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에게도 이런 감성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중학생에게는 좀 비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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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휴먼앤북스, 2007
사진만 늘어지게 많은 사진집을 생각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실수! 이것은 사진집이 아닌 에세이집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그저 거들 뿐. 멋들어진 제주 사진을 생각하며 읽다가 사진보다 글이 더 많다는 것에 놀라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만 하는 거 아닌가...’하다가도 제주에서 만난 어르신들과의 대화와 구수하게 쓰이는 제주도 사투리에 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좀 더 깊은 제주도 이야기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라며 읽다보면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 읽게 된다. 심지어 작가의 어머니를 이야기 하는 부분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사진을 향한 작가의 갈망이 잘 묻어나는 이야기여서 더 가슴 절절하다. 그러다 보면 작가의 사진들도 처음엔 멋진 느낌이었다면 뒤로 가면 갈수록 아련함과 아픔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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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점심엔 국수나> 심심한 책방, 2023
가볍게 시를 읽고 싶다거나, 엄청 많은 수식어가 필요한 시를 읽고 싶지 않다거나, 마음 편안해 지고 싶다거나 한다면 이 시집도 좋겠다. 신진철 시인은 정식으로 시를 공부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거의 매일매일 시를 한 편씩 쓴다. 무려 약 2년이 넘도록 말이다. 한 가지 분야에서 이토록 많이 쓰다보면 도가 트기 마련인데 일단 내가 볼 땐 시에 도는 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쉬운 언어로 쓰여졌고. 일상적인 삶과 고민, 풍경이 담겼다. 그래서 일단 쉽고 재미있다. 발상도 나름 상큼해서 풋풋한 부부의 일들이 시에 잘 드러난다. 시인이 얼마나 가정적이고 부부 끼리 잘 지내는 지 시 몇 편만 읽어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제까지 쓴 시가 많으니 꼭 다음 시집도 내주시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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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문학동네, 2020
최근에 읽은 시집 중 가장 배가 아프게 만든 시인이다. 다음 시집이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시인이기도 하고 나왔다면 바로 사 읽고 싶어지는 시인이기도 하다. 원래는 예전에 한 번 읽긴 했었는데... 출판되자 마자... 이번에 수업을 위해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그리고 역시나는 역시나였다. 한 편 한편 이렇게 문장이 맛있는 시집은 흔치 않다. 보통은 시집을 엮기 위해서 몇 십편의 시를 선택하다보면 몇 편은 아쉽기 마련이거나 약간 급하게 쓴 티가 나는 시집들이 같이 묶이기 십상인데 이 책은 아쉬운 문장을 가진 시가 단 하나도 없다. 시를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권장하고 싶은 시집이다.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약간 고민을 하게 만드는 시가 있긴 해도 문장 하나만 놓고 보면 완벽 그 자체다. 오랜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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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 판미동, 2022년
간단한 생활 꿀팁(그러나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과 환경 관련 지식&상식에 짧은 일기와 만화가 어울러져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음식물 쓰레기 걱정, 쓰레기와 재활용 걱정들이 담긴 책이다. 간단하고 쉽게 읽히게끔 중간중간 만화가 그려져 있지만 나름 만화가 난해하다. 재미나 위트는 별로 없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한다, 무슨 뜻일지...; 그러다 갑자기 작가의 고양이(피콕) 관련 만화가 등장하고, 기후위기로 영구동토층에서 깨어난 고대 바이러스에 걸려 지구의 위기를 구해내지 못하고 죽은 슈퍼맨 이야기 까지... 한 줄 평을 하자면 알 듯 모를 듯 뒤죽박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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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민음사, 2015
★★★★★ 수업을 위해 다시 읽어 본 시집. 박정대시인의 청춘에 격렬비열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 나의 청춘엔 박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나는 혼자만 생각한다 ㅎ 기형도 시인의 시를 읽으며 문장을 읽는 맛을 알게 되었고, 대학 시절 시창작 교수님으로부터 알게 된 박정대로 하여금 배가 터지도록 맛있는 문장들을 읽었다. 그중 단연 압권은 이겠지만 박정대 박정대 시인의 , , 등등 솔직히 박정대 시인의 시집은 왠만하면 다 괜찮은 문장들이 많다. 가끔 배가 아파야 할때, 원고마감일이 다가올 때, 오늘 밤은 시를 안 쓰고는 못 베길 거 같을 때 꼭 읽는 시집이다. 다시금 시를 써야할 시기가 다가오므로 나는 수업을 핑계 삼아 이 시집을 다시 선택했다. 좋은 시는 못 쓸 수도 있겠지만 맛있는 문장을 담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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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그 여자 이름이 나하고 같아> 아침달, 2022
솔직히 말하자면... 돈이 조금 아깝다. 12,000원 주고 산 시집인데... 이영주가 쓴 시 같지가 않다고나 할까? 그냥 일기 써놓고 산문시라고 우기는 느낌? 읽는 내내 문장도 재미없었다. 표지도 예쁘고, 이영주의 을 읽고 나서라 엄청 기대를 했는데... 실망은 아니었지만...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게 들었다. 다음 번부터는 시집 살 때 표지 보고 사면 안되겠다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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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호수,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문학동네, 2023
너무 기대가 컸을까, 실망도 너무 크다 첫 시집은 아닌데 전형적인 첫 시집인 것 처럼 온갖 실헐정신으로 난무하는 시집이다. 그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좋아서 문제다. 시집은 1부는 참 좋은데... 그 실험적인 시가 있는 2부는... 솔직히 많이 아쉽다. 읽히지 않는 문장과 왜 썼는지 짐작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많이 아쉽다. 그런 표현들도 쓴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 이유를 짐작하지 못해서... 그래서 아쉽다. 기발한 표현이나 방법이어서 무릅을 탁! 치게 만드는 것도 없다. 그저 2부의 시들을 1부와 3부로 예쁘게 포장한 느낌이다. 실험적인 시들은 보통 첫 시집을 내는 시인들이나 젊은 시인들이 많이 쓰곤 한다. 중견 시인이라 말할만한 사람들은 잘 안 쓰는데 왜냐하면 잘 안팔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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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영, <봄만 남기고 다 봄> 달아실, 2023
박정대 유진목 오은 이훤 이영주 다음 노미영 일 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시작은 엄청났다. 하지만 시작만 엄청났다. 뒤로 가면 갈 수록 아쉬움만 커졌다. 시를 무척 잘 쓴다. 그러나 약간 찍어내는 스타일인 것 같다. 비숫한 방식이나 방법으로 쓰인 시들이 많다. 해설에서 황정산 평론가는 '차이와 반복'이라 말했지만 반복 보다는 자신만의 시를 쓰는 방법이 있어 보였다. 시집의 처음 시와 두번 째 시만을 읽고 노미영 시인의 1,2번째 절판되어 중고 시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시집을 구입했다. '시가 괜찮나?'라고 생각하거나 궁금하다면 어느 정도일지는 이걸로 답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