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문학과 지성사, 2020

★★★★☆

산문시를 즐겨쓰는 나이긴 하지만 남이 쓴 산문시를 읽는다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조금은 지겹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집 자체가 산문시로만 쓰여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유형의 문장도 많아 읽다 보면 왠지 몽롱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의도한 것일까? 마치 최면을 걸기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이 시집이 좋은 이유는 시의 제목들이 탁월하다는 것과, 제목을 읽고 시를 읽으면 머리에 이미지의 형상화가 잘 된다는 것이다. 문장력 또한 '이제니가 이제니 했다'라고 해도 될만큼 맛있는 문장이 많다. 읽을 때 몽롱해지는 느낌이 들어도 이 시집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한 번 독서를 할 때 2-3권을 같이 읽기 때문에 몽롱해지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다른 책을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시를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해서 그정도는 참을 수 있다 ㅎ

Copyright 2024. GRAV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