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언어는 순수하다. 어려운 말이나 표현 또는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상황이나 장면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문장과 어휘가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사랑이야기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으나 서솔의 사랑이야기는 풋풋함이 있었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럼에도 문장은 흔하지 않았으며 무척 맛있는 표현들이 많았다. 시란 무릇 인간의 공감능력이 극대화 되는 문학장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 활용한 것이 바로 이 책, 서솔의 시집이다. 독자들에게 충분히 호기심을 만들어 주는 강렬한 첫문장과 마지막 마저 멋들어짐이 폭발하는 글로 마무리를 한다. 약간 규칙같은 것이 있으면서도 마음에 부담스럽지 않은 표현이 많아 좋았다. 시도 좋고, 잘 이해 되고 구구절절한 꾸밈도 없다. 이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독립출판물이나 유진목도 그러했듯 정식출판 되어도 좋을 것 같은 시집이었다.
나는 생각한다. 포스트 유진목이 있다면 바로 서솔이 아닐까.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
서솔, <나무에 기대어 며칠을 울었더니 엷은 나뭇잎을 피웠다> 인디펍, 2022년
○ 책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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