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여름외투> 문학동네, 2023

★★★★★

평균적으로 나는 시집의 맨 뒤에 있는 발문이나 평론 또는 해설이라고 하는 것을 잘 읽지 않는다. 읽지 않는 이유는 단지 재미없기 때문이다. 재미도 없지만 시는 내 맘대로 읽고 해석하는 게 좋은 건데 그런 것들을 읽다 보면 왠지 정답대로 읽어야 할 것 같은 늒ㅁ마저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은지 시인의 시집 뒤에 있는 해설 또는 발문은 수필과 같은 읽는 맛이 있기에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것마저 시처럼 읽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시집은 역시 김은지가 김은지 했다. 특별할 것 같지 않는 말로 시작해 깔끔한 감동으로 마무리 하는 시들이 많다. 그리고 개인적인 서사(혹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시들이 많은데 꽁트 한 편을 읽는 듯 요소요소가 재미있다. 이번 시집 중에서 나는 <월기> 시가 특히나 맘에 들었다. 마치 내 이야기를 듣는 듯한 것도 인상적이었고 나 역시 그렇게 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과 내가 비슷한 연배는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비슷한 교육과정을 지나쳐 왔으므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박완서 이후로 이렇게 한 작가의 책을 찾게 되고 기다려지는 경우는 그야말로 오랜만인 듯 하다.
계속계속 시를 쓰면 좋겠다. 다른 분야로 넘어가지 말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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