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수도 없고 잠들지 않을 수도 없는 아침에 나는 가까운 산으로 내려온 하늘의 푸른 맨발을 본다 그리고 처음 보는 아침의 가깝고도 먼 곳에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여 너는 지난밤 무거운 공기들의 외투를 벗고 눈부신 알몸으로 빛나고 있구나 정년 아무런 걱정도 없이 너를 드러내 보이는 이 순결한 아침의 햇살 속에서 사월의 투명한 대기는 참혹한 기쁨에 옴몸을 떨고 나의 불면은 아무 것도 노래할 수 없구나 그리고 내오랜 그리움으로도 다다를 수 없는 곳에서 흙들의 사랑은 함부로 꽃들을 피워올리고 있다 보이는 곳의 사랑들은 모두 움직이고 있구나 태어난 자리에서 뿌리깊은 사랑을 하는 온갖 나무들이여 저마다의 격렬한 희망을 표명하며 흘러가는 오 짐승이여 강물이여 너희들이 흘러가서는 마치 최초의 기쁨으로 스며드는 오,..
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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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