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비,
나뭇잎 흔들리는 것과

바람,
나뭇잎 흔들리는 것은 다르다

어느 날
어느 바람 어느 비도 없는 긴 날
흔들리는 나뭇잎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흔들릴 것이다 생각에 빠져 걸음을 멈출 것이다
짐처럼 나를 전부 내려놓고 잠시

나의 정수리보다 위를 나의 발바닥보다 아래를
가늠하면서 겨누어 보면서 사람들 보라고
떨릴 것이다 말하면서 비유를 해볼 것이다

안개 같은 빗줄기
입김처럼 짧은 바람
내 최초의 친구
최초의 사랑
최초의 저주

어떤 생각에는 바람이 잦고
어떤 생각에는 비가 많다

이 선물에 대해
생각해볼 것이다 

 

<스미기에 좋지>
봄날의 책,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