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274 Posts
전체
어떨까...? 첫 섭외한 공동체상영인데... 잘 되어야 할 텐데 ㅎ 어쨌든 첫 문밤이어서 기대는 되고, 열심히 알린다고 알렸는데 아이들에게 어떤 반응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조금 걱정도 되고... 그렇다 ㅎ - 눈물이 펑펑까지는 아니었지만 먹먹함이 펑펑 쏟아졌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집 읽기 딱 좋은 분위기의 카페, 제천 사월의 밀밭 윤주쌤 대박 나세요 ~
꽃가지 울컥, 쏟아지는 봄 그렇게 잊혀져 보려고요 오늘은 왠지 그렇게 하고 싶은 날입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방에 누워 있습니다 바람이 손등을 지나갑니다 이 바람이 지금 봄바람 맞지요? 라고 문자를 보낼 사람이 생겨서 좋습니다 당신에게 줄 이 바람이 어딘가에 있었다는 게 이상하지요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들 하는데 이 말이 그 말 맞네요 차를 타고 가다 어느 마을에 살구꽃이 피어 있으면 차에서 내려 살구꽃을 바라보다 가게요 산 위에는 아직 별이 지지 않았습니다 이맘때 나는 저 별을 보며 신을 신는답니다 당신에게도 이 바람이 손에 닿겠지요 오늘이나 내일 아니면 다음 토요일 만나면 당신 손이 내 손을 잡으며 이 바람이 그 바람 맞네요, 하며 날 보고 웃겠지요 '모두가 첫날처럼' 문학동네, 2023년
여기 아직 사람 있어요 중학생 때, 불 꺼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여기서 벗어나면 오래도록 웃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겠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그런 생각을 했고 그러나 기다려도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퇴근하는 길 사람으로 가득한 차량 이제 와서 외치거나 하지는 않지 사람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그러나 열차가 어둠 속을 달릴 때 차창에 비치는 얼굴들 왜 다 웃고 있는지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2023년
집에 심고 싶은데... 나중에 알게 되면 꼭 심어야겠다 ㅎ
수줍은 걸 어떡해요 부끄럽잖아요 어떻게 그걸 해요 에이, 안 돼요 싫단 말이에요 배시시 부는 바람에 샛노란 꽃잎 흔들거리고 난 못해요 그런 건 내가 아니라 나에게 오는 사람이 해주는 거죠 나는 이렇게 가만히 있을 거예요 지금처럼 처음처럼 수줍게 얌전히 피어 있을게요. *이라 쓰고 맞선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계간 '인간과 문학' 2023 봄호
아픔 없이 맺히는 것 없듯 슬픔 없이 헤어지는 봄도 없어 가지의 피부를 뚫고 나오느라 꽃잎은 얼마나 아팠을까 파도에 짓이기면서도 바다는 얼마나 울었을까 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를 담 밑에 주저앉아 일찍 지워지듯 가버린 할머니 생각에 골목의 어둠속으로 울음 토해내던 아버지 생각에 어둠은 얼마나 깊고도 안쓰러웠을까 베갯잇 바래는 줄도 모르고 흘린 눈물이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밟히고 밟혀 바다의 품으로 스며들던 해변가 모래의 상처들 순서 없이 떨어지던 봄 꽃이 만들어낸 길 위의 생채기들 파도 위로 차츰 스미며 바삐 오가던 머릿 속 많은 입술들 그럼에도 봄 벌써부터 그리워질 너 계간 '인간과 문학' 2023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