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그늘 나는 밤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은 애써 외면되던 허무한 바람의 뒤편 이토록 씁쓸했던 계절이 또 있었을까 너라는 그늘 복잡한 길 위의 겉면 껍데기 훌훌 벗고 집으로 향하다 너라는 나무 나는 낮 한 낮의 낯선 뒷면 타오르는 루드베키아의 향기는 그다지 멀리 가지 못하지 나무의 그늘도 마찬가지 네 발가락까지 늘어지지도 못하지 언젠간 바닥으로 스며들 너는 허물 너라는 나무 너였던 건 이미 바람에 날려 가버리고 말았지 낮의 포효 치열하게 울리는 오후 2시라는 골목 점처럼 찍히던 한 잎 두 잎의 열기 담벼락 위로 타고 오르지 나무인 줄 알았던 풀의 냄새 풀풀 나 길 잃은 채 해매이던 나비의 날.갯.짓 너는 참 너라는 사람 나는 참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나는 참 뭐라고 얘기해야 할까 나는, 참 '청년문..
나무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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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
김수진 - 날것
● 쓰다
김수진 - 봄 만끽
봄이 오네요 그이의 흔적으로 가득했던 창문을 닦아내니 어느덧 봄은 나에게로 쏟아지기 직전입니다 창문을 열고 휘파람을 불어요 밖으로 휘파람을 세 번 불면 시원하고 봄 내음 가득한 바람이 불어오죠 휘파람을 불면 바람을 붙잡을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하지만 바람은 지나가는 문장처럼 읽어도 묻어나지 않아요 분명 볼을 타고 내게로 왔던 기억이 있거든요 가끔은 꿈일 거라 생각했지만 꿈도 가끔은 생각나지 않는 나이다보니 읽었던 문장을 또 읽듯 왔던 봄바람을 그리워하며 여름바람을 맞이하기도 해요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아파하지 않을 거라서요 봄을 만끽할겁니다 어차피 금방 또 잊을 거니까요 * 이제니 中 계간 '인간과 문학' 2022, 여름호
● 쓰다
김수진 - 시골에 산다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 오래도록 바라본 천장을 매트삼아 한바탕 눈으로만 요가를 해도 아무도 모르는 일 아침밥은 이것이 지청구인지 토끼풀인지 쇠고들빼기인지 모를 풀을 똑 똑 모가지만 따 쫑쫑 쓸어 찬밥에 고추장 참기름 쓱쓱 비벼 먹어도 되는 일 아무것도 심지 않은 텃밭에서 민들레 이파리 뜯어 찬물에 담가놓고 살짝 데쳐 된장 조금 들기름 조금 으깬 마늘 조금 조물조물 먹어도 되는 따스한 햇볕 들어 나무 아래 그림자 채워지면 그제야 옹기종기 모이시는 동네 할머니들과 농담을 밥 먹듯 먹으며 한바탕 웃어도 좋을 일 들고양이가 레오라도 되는 듯 뛰놀던 밀림이 아니라 뒤꼍에서 ‘얘들도 분명 이름이 있을 텐데 미안’을 되뇌며 흙색으로 바래버린 목장갑에 생을 마감하는 풀들을 정리하느라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내도 괜찮은 그..
○ 문장
책스타그램 / 서솔 - 나무에 기대어 며칠을 울었더니 엷은 나뭇잎을 피웠다
바람이 불어와 계절이 순서 없이 흩날리는 날이면 몇번이고 울컥해서 쑥스러이 바깥은 서성이네 밤을 걸었고, 그 길의 끝엔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살위 형과 함께 살았던, 종이 2장에도 즐거운 꿈꾸며 2층집도 그리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도 그리며 더 없이 행복했던 둔산동 단칸방 그곳이었네
○ 문장
책스타그램 / 노미영 - 1박 2일 中
우리는 늘 어디로 가야할지를 고민하며 사는게 일상이다. 오죽하면 선택장애란 말까지 만들었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늘 없는 길도 가봐야 한다 말한다. 정작 자신은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데 가장 큰 아이러니일 듯 하다. "난 해보지 않았지만 너 해볼 수 있잖아." 같은? 일종의 내로남불 같은 거랄까? 과연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 일상
20220708
이모와 사촌동생 그리고 엄마와 함께 다녀온 짧은 여름 휴가 겸 물놀이 or 나들이 엄마는 잘 지내고 계신걸까... 매번 엄마와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제천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엄마가 너무 쓸쓸해 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 기록
시시 : 시인들의 시
- 20190105 - - 2020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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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플동맹
- 20180103 - - 20180116 - - 2022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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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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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우혁 - 그림자의 변명 中
이럴 때 흘리는 눈물은 제법 알 굵은 호박색이랍니다
○ 문장
우혁 - 가르기 中
○ 문장
우혁 - 불길한 광선과 기이한 날갯짓 中
손톱 밑이 더럽다고 느꼈을 땐 계절 하나가 사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