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저들의 맨 처음도 같았을 까

  스치는 걸음처럼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 그녀의 입김이 서려있었음을 감지하는 일은 무척 쉬운 일이었다고 회상하는 것

  때로는
  떨어지는 낙엽도 때때로
  꽃처럼 붉은 법
  때로는
  시시각각 찾아오는 불안감에
  몸서리치는 일

  해질 녘
  오랜만에 바라 본 하늘
  온 벽으로 번지는 노을이 안쓰럽다

  시간은 새벽을 향해 내달리는 중
  그는 또 다시 일어날 지 기억의 저 편으로 걸어들어갈 지 고민 하는 중

  먼저 떨어진 새벽의 땀 방울은
  벌써부터 땅 위에 흔적을 남겼다지만

  늘 처음의 것들은 낯설지만 금세 익숙해지기 마련
  앞에서 걸었을 걸음의 첫 걸음은
  어느 방향이었는지 아무도 모를 일

  차라리 누가 이 쪽 방향이 정문이라고 말해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막막하기만 한 생각

  네 엄마 아뇨 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약 사먹어야죠 그럼요 잘 지내요 그런데요 엄마, 엄만 병원 간이침대에서 쪼그려 잘 때 춥지 않았어요? 난, 내 침대에 누워 자면서도 춥던데 엄마의 품이 가끔 그립다고 추억하기도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아니까 분명 우리 집인데 왜 나는 늘 침대에서 자면서도 쪼그려 잘까요 이상해요 엄마

  난
  늘 엄마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