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속이 울렁일 만큼
지난밤은 우울했다

달그림자조차 홀릴 만큼
정적과 폐허로 쓰인 밤

무턱대고 시작된 어둠은 아니었으나
그늘진 담벼락에도 물비린내 진동하던
아파트 계단에도 어둠은
이끼처럼 피어났다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의 의문으로
당신의 자리는 바뀔 거예요

선이 분명하지 않은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는 있었으나 안개로 가득 찬
강의 언저리에서 바라 본 밤

착실한 자리가 있기나 할까
어딘가 있었을까

꿈은 멋대로 흐르는 법
현실도 맛대로 읽히는 법

밤이 되면 어둠에 사로잡혀
달의 무늬처럼 읽혀지는 밤
나는 지금 어디로 흐르는가

밤 은 깊 어
눈 부 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