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문득 아직 밤인 듯 아직 아침이 아닌 듯한

새벽,

 

눈 뜨자마자 가만히 앉아 새벽을 읽기 시작한다

 

온전히 고요하지 않은 새벽의 색깔은 지난 밤 얼룩처럼 물든 꿈속의 가장자리

새벽이라는 문장이 쓰이기 시작하면 나는 홀로 기이픈 창문 앞에 선다

 

어둠은 양옆으로 섰고 아침놀이 담쟁이 담을 따라 지난밤의 무늬로 스며들면 오로지 하늘은 어둠만으로 빛을 빚어낸다

 

밤이 울기 시작하면

내 맘은 이내 고요해지고

달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

내 맘은 이내 선홍빛 머금은 노랑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차분하게 줄지어 핀 꽃송이들

바람에 흩날리지도 않고

아는 사람 없이도 빈자리 채워

올해도 제자리에 피워낸 계절의 흔적

 

노랑노랑 새살 피어나니

다시 쓰이기 시작한 문장으로 온 몸

설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