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벌써 꽃 다 지네

봄이 다 간 건 아니지만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아쉬움으로
길 위에 새겨진 꽃의 줄무덤보다
더 깊은 아쉬움이 쌓이네

부끄러움으로 점찍은 노란 영춘화 피자
온 들 온 산
봄의 색으로 파도 쳐도
그 안에 나는 없네

봄 햇살 잔뜩 머금은 벚꽃나무 아래
웃으며 있고 싶었네
옆엔 누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손가락으로 집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말하며
배시시 웃어줄 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온통 눈부시네

올 봄은 너무 빨리 왔다 갔지만
봄꽃은 피고 지고 피며
끊임없이 흩날리네
지치지 않고 눈부시네

여름이 기대되는 이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