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밤하늘엔 등대가 흔들렸습니다
나란히 걷는 골목에 스쳤던 생채기가 우리를 흘낏 보았구요
나는 우산을 찾아서
그대는 집을 찾아서
서로를 보듬고 왔지요
더러 그런 날이 기다리고 있지요
하늘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땅을 내려다보며 옥상에서 중얼거렸죠
우린 어렸으니까요
세상은 바다였으니까요
속으로 파고드는 밀물을 모른체 했지요
마냥 울음이라고만 믿었지요
그래서 입을 다물고만 있었겠지요
마을의 개들이 간혹 서로가 감응을 해요
하나가 울면
다른 하나가 땅이 꺼져라 짖어요
우리도 함께 울었고 함께 짖었죠
우리는 결속했고 다짐처럼 각자 헤엄을 쳤습니다
그리고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사랑은 때때로 우짖는 방향으로만 기운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새들반점>
함향,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