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월요일에 겨울비가 내렸다
딱 오늘만 내리기로 했다

남색 우산에 검정 꽃무늬 원피스
노란 우산에 네이비 도톰 원피스
땡땡이 민트 우산에 와인 니트 원피스
빗줄기를 세어보기로 했다
열밖에 외울 줄 모르는 아이처럼

현관을 나가면 사람을 잊을 수 있도록
거리에
사람들이 한 손을 흔든다
나머지 한 손에는 벗은 원피스가

월요일을 생각하고
생일로 조합한 비밀번호를 떠올리고

나는 월요일을 좋아하고, 비를 좋아한다, 그것도 월요일에 내리는 겨울비

열까지 세어보고 눈을 떠보니
현관문 뚫린 열쇠 구멍으로
꽉 들어찬 물음표가 보였다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
달아실,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