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큰일났다
잠이 달아났다
새벽 세 시가 되어가는데
잠이 달아났다

어디에도
고 놈이 보이지 않는다
눈 감고 누워 기다려도
고 놈은 감감 무소식

대체 왜 그랬을까
어제 낮에 너무 한가했나
아니면 혹시
나이를 먹어 잠이 없어진 건가

설마 그럴 리가
초저녁 잠도 안 잤는데
목욕도 갔다 왔는데
저녁도 적당히 먹었는데

큰일이다
잠이 도망갔다
마루 밑 생쥐가 물고 갔나
누렁개가 낼름 먹어 치웠나



<점심엔 국수나>
심심한책방,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