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한강이 없다

순식간에 끝나는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놓친 손을 빠르게 다시 잡을 때
온기가 밝아진다

영혼은 빈 유리컵에 뱉은 담배연기
알 수 없어 뒤집어놓곤 한다

바뀐 신호를 따라
인파가 나를 밀어낸다

놓칠세라 어깨를 잡는 얼굴을 바라보며

생경하다 믿어버린
녹슨 생각은 접어두고 펼치지 않았다

여기는 여기에

한가득 나를 채워두고 갈게요

올이 풀린 연기가 되어

커터칼을 뺐다가 넣다가
여전히 그을 수 없는 몸 어딘가처럼

편지도 구석부터 어두워졌다

저기는 저기에

없다

아직도 막차가 다닌다 아직은 보고싶지 않다
누구에게 말해야 할까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창비,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