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디오 때때로 쓰고 읽는,

여름은 늦고

줄기를 정리해야 하는 사람은 
줄기를 정리하고 있다

여름이 늦으면 늦을수록

송이로
떨어지고 있다

송이가 한낮의 틈에 끼인다

어쩐지 조금
비켜나 있다

떨어졌어야 하는 곳에서

여름내 마르지 않고

불안과
초조와 
조급함으로

지나온 계절로
돌아올 것이다

능소화 한낮의 틈새에 낀다

그대로 계절을 살아남는다

너의 기억보다 오래
너의 기억보다 큰

능소화가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창작과 비평, 2022